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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안식을 주소서/2018-10-03/변혜영.

경주공원묘원에 다녀왔다. 볼리비아에 선교하시러 갔다가 병이 나서 젊은 나이에 먼저 선종한 에스페란사 수녀님의 묘지에 갔었다. 우리 수녀원에서는 선종 1번 타자가 되어 우리들이 많이 이별에 대하여 아쉬워 했었던 대상이다.

 

수녀님은 평소에도 매우 성미가 급했는데, 하늘나라에도 가장 먼저 갔다. 어쨌거나 천국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실 것을 믿는다. 장례는 10월1일에 지냈고, 모든 수녀님들이 그날 묘지에 갔었다. 같은날 저녁에 나는 출석수업한 것 시험이 있어서 묘지에는 가지 않았고, 그래서, 오늘 묘지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하늘도 예쁘고, 날씨도 매우 좋은 가을날이었다. 묘지를 방문하면서 우리들은 기도를 했다.

수녀님의 동기수녀님이 대만에서 오시어서 같이 동행했다. 덕분에 우리는 복국을 먹었고, 해운대 바닷가에서 모래를 맨발로 밟으며 바다에 발을 담그기도 했다. 하늘이 바다와 닿아 있어서 마음이 뻥하고 뚫렸다.

 

수녀님의 병환소식을 듣고 우리들은 매일 기도를 올렸고, 다음에는 선종소식을 듣고 계속 지금도 기도를 올리고 있다. 우리들이 할수 있는 최선은 기도 밖에 다른 것이 없지만, 그래도 영원한 안식을 누리실 것을 믿는다. 집안의 대표 수녀님께서 친히 볼리비아에가서 수녀님의 화장한 유해를 가지고 왔기에 이 또한 감사하고 고마웠다.

 

옛날이 회상된다. 수녀님과 처음에 수녀원에서 알게 되어 지금까지 지내온 좋은 기쁨의 나날들에 대한 기억들이 말이다. 꿈같지만 그 좋은 기억들을 이젠 혼자 추억하면서 함께 사는 수녀님들과 함께 공유하면서 가야 하는 이 시간이 꼭 슬프지만은 않다. 인간적으로 피부로 만날수는 없지만 늘 기도안에서 우리들은 만남을 가진다고 믿는다.

 

9월 한달간은 수녀님의 삶을 위하여 선종을 위하여 기도했다. 건강이 회복되길 바랬으나, 하늘나라에서 더 필요하여 먼저 가신 것을 안다. 하늘나라에서 더욱더 바쁘게 일을 하면서 우리들과의 만남의 그 날을 준비하고 계시리라 본다. 청명한 하늘이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1번 주자로 출발선을 끊어버린 수녀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꽃다운 나이 50에 참 예쁘게 가신 수녀님의 선함에 감사를 드리며 명복을 빈다. 9월한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10월이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게 온통 에스페란사 수녀님만을 생각했다. 지금도 매일 수녀님의 영원한 안식을 위하여 아침마다 공동체가 기도를 올리는데 참 이렇게 마음모아 기도함이 고맙고 마음 따뜻하고 그렇다.

 

어쩜 작년 12월에 2층에서 추락한 내가 먼저 갈수도 있었는데, 나는 아직 때가 아니었나 보다. 멀쩡하게 살려 주셨으니 말이다. 나는 남아서 나머지 해야할 숙제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나의 순번은 몇 번째 인지는 모르지만 하늘나라에 들어갈 그날까지 지상에서의 숙제를 성실히, 기쁘게, 즐거운 마음으로 하려고 한다. 숙제가 있음도 감사하다. 남은자의 자리에서 떠나간 빈 자리를 허전해 하기 보다는 기쁘게 채우면서 설레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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